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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해준 연애상담, 도움될까?

오락/문화/취미/연애 2014. 7. 24. 14:47 Posted by 오늘은 더힘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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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받은 연애 상담의 부작용

연애가 쉽지 않을 때, 갑자기 뭔가 잘 안 풀리는 것 같을 때 우리는 가장 먼저 곁에 있는 친구에게 SOS를 요청한다. 기본적으로 관계 지향적인 여자들의 특성상 삶에 있어서의 고민, 그것도 남자 이야기를 나누면서 여자들끼리의 친밀도가 급속도로 높아지기 때문에 동성친구끼리 이런 고민을 털어놓고 또 상담해주고 하는 일은 ‘우정지수 높이기’와 ‘사랑문제 해결’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어 보이기도 한다.

사실 동성친구에게 고민을 털어 놓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친구들 중에서 연애 카운슬러를 찾아서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내가 카페에서 목격한 두 여자의 경우 같은 것이다.


과연 상담을 해줄 만한 친구인가?

‘연인이라면 당연히 주말엔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고, 사랑하는 사이에 비밀이 있을 수 없다’고 힘주어 이야기하던 그녀는 연애 경험이 아주 없거나, 연애경험이 좀 있다고 하더라도 연애기간이 길었을 가능성은 거의 제로다. 한마디로 연애를 제대로 모른다는 이야기다. 어떤 남녀가 만나느냐에 따라서 연애의 양상은 180도 달라지게 마련인데, 그런 부분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상태로 상상 속의 연애에 대해서만 토로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연애 경험이 없는 친구에게 자신의 연애 문제를 털어놓는 것만은 정말 말리고 싶다.

물론 마음이 복잡하고 갈피를 못 잡을 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며 나대신 분노의 감정을 표출해주는 친구의 감정적 동의가 일시적으로 가슴속을 시원하게 만들어주기는 한다. 그러나, 그런 친구들에게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그 시원한 감정들, 딱 거기까지다.

카페에서 연애고민을 털어놓은 그녀는, 원치 않지만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아마 집에 돌아가서도 마음이 흔들렸을 것이 틀림없다. 원래는 ‘주말에 각자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쁠 건 없지. 각자의 삶이란 게 있으니까 말이야’라고 스스로를 납득시키며 자신의 연애관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었다 해도 친구의 말 한마디에 공연히 화가 나고, 나도 그렇게 생각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 수도 있다.

주제를 막론하고 누군가에게 자기의 고민거리를 털어놓는다는 것은, 사실 내가 나 혼자만의 시각으로 볼 수 없었던 부분을 볼 수 있게 만든다는 의미가 가장 크다. 하지만 이렇게 내가 내 생각을 미처 정리하기도 전에 다른 이의 분노에 찬 판단을 먼저 접해버리면 시각이 넓어지기는커녕 오히려 감정적이고 판단이 흐려지는 부작용이 생긴다.


듣고 싶은 말만 듣는 게 상담?

친구에게 연애에 대해 상담을 요청할 때 문제가 되는 경우는 또 있다. 정작 나에게 필요한 조언을 해주는 친구는 의식적으로 피하고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는 친구에게 SOS를 청한다는 것이다. 취재하다 만난 L이 바로 그런 경우였다.

20대 후반의 직장인이었던 그녀는 업무상 만난 남자들과 짧은 만남과 이별을 반복적으로 지속하곤 했는데, 그러다 보니 업무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고 결국 그녀의 커리어에도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반복되어 온 그녀의 연애 패턴 때문에 스스로도 어떻게 할 수 없어 답답해하고 있던 상태였다.

그녀는 한 남자와 깊이 있는 연애를 하지 못하고 계속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는 원인이 자신에게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되짚어 보는 과정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그럴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차단했다. 그녀가 만나서 고민을 털어놓은 친구들은 7년간 한 남자와 사귀면서 도저히 어쩔 수 없는 권태기에 빠져 버린 친구였거나, 서른 살이 될 때까지 남자와 잠자리를 못해봐서 스스로를 연애의 패배자라고 믿고 있던 친구였거나, 아니면 그녀와 똑같이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고 있되 그것이 예전에 자신을 찬 남자에 대한 복수라고 생각해 그런 연애 패턴이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생각하는 친구이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L에게 자신을 한번 되돌아보면 거기에 해답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해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L은 자신이 갖고 있는 내면의 트라우마를 누군가가 목격하는 것이 못내 두려웠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자신이 들어야 할 이야기를 해줄 사람보다, 마음이 편해질 이야기만 해 줄 사람만 골라 도움을 요청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듣고 싶은 충고만 듣는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가 아닐까.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들을 생각이라면 굳이 누군가를 만날 이유도 없이, 스스로에게 ‘난 잘하고 있어’라며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것으로 충분한 것 아니었을까?


아직도 안 해도 될 상담을 하십니까?

연애란 그야말로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는 것, 그리고 지극히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문제라는 것을 우리는 너무 자주 잊는다. 그래서 마음 편한 동성친구를 만나 굳이 하지 않는 것이 좋았을 상담을 하기도 하고, 자기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줄 친구를 만나 ‘역시 넌 내 친구야’라며 이것이 곧 우정이라고 착각하는 일도 종종 생긴다.
하지만 정말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내 연애가 무사한지 반드시 절친한 친구의 연애관을 통해 ‘확인’ 받아야 할 이유 같은 것은 없다는 것이다. 내 연애가 모든 친구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야 그녀들과의 우정도 매끄럽게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은 버릴 때도 된 것 같다.

연애는 연애, 우정은 우정이다. 중요한 것은 그녀들의 지지를 얻고, 그녀들이 분노하지 않는 연애를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 뿐이다. 내가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연애를 하고, 내가 행복하면 그만인 연애를 해야 데이트를 해도 즐겁고, 이별을 해도 세상 모두에게 떳떳해질 수 있다.




Tip 그저 그런 동성친구 말고, 이런 사람에게!

1. 이혼한 사람: 결혼과 연애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만 갖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금물. 오히려 자신의 잘못된 선택을 바탕으로 ‘이런 사람, 이런 행동만은 하지 마라’라는 조언을 누구보다 잘 해줄 수 있다.

2.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사람: 결혼해서 십수 년째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동년배보다 당신에게 좀 더 넓은 시야에서 조언해줄 수 있을 것이다.

3. 바람둥이: 한 사람을 진득하게 만나지 못하는 사람이라 해도 배울 점은 있다. 적어도 그들은 ‘이런 사람은 절대 가까이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확실히 있기 때문이다.

4. 게이친구: 영화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처럼 게이 친구를 활용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 그들은 남자와 여자의 마음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판단할 수 있는 매력적인 존재다.

5. 옛 연인: 예전에 사귀던 남자친구와 쿨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연애 고민을 털어놓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당신의 장단점을 모두 파악하고 있는 그 남자는 지금 당신이 만나는 남자에 대해 남자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을 것이고, 적어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지는 않은지 체크해줄 가능성이 크다.